2023. 10. 4. 11:16ㆍPeople/직무인터뷰
창호MD 이혜미 차장
한샘에서 두 가지 직무를 경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이혜미 차장입니다. 저는 2011년에 한샘 바스개발팀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육아휴직 이후 2017년부터는 창호 개발팀으로 이동해 업무를 보고 있어요. 지금은 창호 제품의 라인업 관리와 신규 아이템 론칭, 부자재 개선, 제품 판촉을 위한 자료 제작 등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이라는 직무에는 변동이 없지만 다루는 아이템이 달라졌네요.
창호개발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창호개발 안에는 크게 4가지 파트가 있습니다. 개발, 물류, 구매, 품질 파트로요. 개발팀은 업체들을 통해 제품을 소싱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을 합니다. 물류팀은 전국에 있는 생산 공장을 관리하고요. 구매팀은 말 그대로 판매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하고, 품질팀은 고객 AS를 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품질팀도 함께 있는 것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함께 있어야 우리 제품에 어떤 점이 부족한 지 빠르게 알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고요.
제품 개발 기간과 그 외 기간에 담당하는 업무가 다를 것 같아요.
맞습니다. 제품 출시 기간에는 제품의 스펙 점검을 위해서 도면을 검토하거나 업체 미팅을 주로 진행합니다. 출시 기간이 아닌 경우엔 해외 제품이나 경쟁사 제품 등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현 제품의 보완사항들을 찾아 리뉴얼하는 작업을 해요. 또 시공 관리자분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제작공장에서의 가공성(품질)을 높이기 위한 샘플링 작업과 미팅을 진행해요.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다양하다 보니 루틴한 일과가 없네요.
그렇겠네요!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의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한샘은 매해 전사적으로 창호 라인업을 구축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고객들의 수요가 많은 라인업은 세부적으로 그레이드를 나눠서 다양한 가격대로 추가 개발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단종시키거나 신제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 한샘에서 판매하는 ‘밀란’, ‘슈퍼’ 같은 시스템이 그렇게 탄생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개발이 확정되면 각각의 라인업에 맞는 핸들이나, 롤러, 유리 등을 고려하여 도면과 스펙을 검토합니다. 도면과 실제 시공 현장이 다른 경우도 많기 때문에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후 제품 스펙이 확정되면 물류팀과 함께 공장으로 가서 제품을 만들어 봅니다. 검토 과정까지 안전하게 마치면 구매팀이 제품을 사서 판매를 시작하게 돼요.
바스개발과 비교해 보면 창호개발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창호는 집 외부에 걸리는 것이기 때문에 치수와 조건을 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유격이 생겨 바깥 공기가 들어오거나 누수가 생길 수 있거든요. 매우 위험하죠. 그래서 스펙 검토와 보완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한 라인업을 완성하는데 스펙 검토만 해도 두 달 정도가 걸려요. 또 아파트마다 창문 사이즈가 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도 매번 새롭게 검토를 진행해야 합니다. 양변기로 따지면 바스에선 좋은 양변기를 구매해 와서 알맞는 공간에 배치하는 데 힘을 썼다면, 여기선 양변기의 부속품까지 조립해야 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샘의 창호 개발 직무는 타사의 동일 직무와 무엇이 다른가요?
창호 개발 직무가 타사의 동일 직무와 다른 점은 '기능적인 스펙은 물론이고 공간의 한 구성원으로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창틀과 창짝 등 자재들의 기능적인 면은 물론이고 공간 속에서 창호의 역할도 고민해야 하죠. 제품의 색상이나 손잡이의 디자인, 부드럽게 열리고 닫히는 지 등 전체적으로 한샘의 다양한 스타일 패키지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요!
업무를 보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창호는 외부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부분이라 예상치 못한 이슈들이 발생합니다. 계절별로 누수나 결로가 생기죠. 매번 해결책을 찾아내도 날씨 변화에 따라, 각 가정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이슈가 생깁니다. 특히 겨울이 되면 환기하지 않는 집에는 결로가 많이 생겨요. 많은 고객들이 오해하고 계신 것은 좋은 창일수록 결로가 많이 생긴다는 겁니다. 단열이 잘 될수록 공기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환기를 자주 시켜줘야 하는데 계속 닫아두기만 해서 결로가 생기면 제품 문제로 항의가 들어오기도 해요.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급작스럽게 발생하면 조금 힘들기도 합니다. 품질팀에서 잘 해결해 주시고 계시지만 새로운 컴플레인이 생기면 저희가 가장 먼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해요. 힘든 과정이긴 하지만, 이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직무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요?
창호는 시공관리팀과 구매 과정부터 시작해서 조달, 스펙검토, 제작테스트, 시공테스트까지 각 프로세스별로 부딪히고 맞춰 나가야 좋은 제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데 재미와 보람을 느껴요. 애정을 담아 오랜 기간 구성하고 설계된 제품이, 고객님의 집에 걸려 더위와 추위를 막아준다고 생각하면 보람찹니다. 최근에 한샘 창호로 교체한 지인에게 “올 겨울 추운 줄 모르고 지냈다”는 후기를 들었는데 매우 뿌듯했어요.
또 상품 개발자로서 "제품이 많이 보완되고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행복해집니다. 제품 개선을 위해 영업사원이나 대리점 점주님들과 간담회를 갖곤 하는데요. 이쪽에서 오래 일하신 담당자분들이 “창호가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졌다. 핸들도 예뻐졌다.”는 후기를 말씀해 주실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더 발전된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도 동시에 생기고요.
한샘 창호개발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알려주세요.
먼저 압출, 사출들의 '제품 제작 성형'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또 소재에 대한 이해도와 오토캐드, 일러스트, 포토샵 등의 디자인 툴까지 다룰 수 있으면 더욱 좋죠. 저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해서 도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물론 몰라도 열정만 있다면 회사에 들어와서 배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팀원 중 한 분은 입사해서 오토캐드를 배우셨고, 지금은 누구보다 능숙하게 잘 다루세요.
인성적인 측면에서 보면 '주인의식이 강한 분'들이 잘 맞습니다.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필요한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래야 파트별로도 유기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어려운 문제들도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차장님께서는 실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코로나 전에는 중국에서 2년마다 열리는 국제 창호 박람회에 참석하여 창호 트렌드와 여러 가지 부자재들에 대한 시장조사를 해왔고, 매년 진행되는 코리아빌드에도 참석하며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 창호 관련 여러 잡지를 매월 구독하고 있으며, 소재에 대한(PVC, 유리, 고무, 도장 등) 서치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한샘에서 컬러나, 스타일 측면에서 섬세함이 담긴 창호를 선보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렴하고 투박한 핸들이 아니라 예산 내에서 제품에 잘 어울리는 예쁜 핸들을 넣기 위해 애쓰고 있죠!
앞으로 함께하게 될 동료에게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한샘의 창호는 접근하기 어려운 아이템일 수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의지만 있다면 일도 금방 배울 수 있고, 재미도 찾을 수 있거든요. 어떤 부서든 개발하는 아이템에 애정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제품을 론칭하면 가장 좋겠지만, 여러 번 도면 검토를 하고 제작 테스트를 해도 필드에 나가 시공을 하는 과정에선 부족한 부분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때 문제점을 빨리 받아들이고 보완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안전하게 제품을 사용해야 할 고객을 위해서, 제품 가공이 수월하게 진행되기 위해서, 그리고 시공자들의 시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요. 창호개발팀에서 저와 함께 눈과 귀를 열고 즐겁게 일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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