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530만 고객 데이터로 전략을 설계하는 CLM 마케터

2023. 4. 11. 10:07People/직무인터뷰

CLM 김은경 과장

현재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CLM 마케터로서 한샘을 접하는 모든 고객분들이 같은 서비스를 경험하실 수 있도록, 전사의 회원 정책을 수립하고 홍보가 되도록 본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CRM은 들어본 것 같은데 CLM이 뭔가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 고객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비즈니스 활동이라면 CLM(Customer Lifecycle Management)은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즈니스 활동이에요. 단순히 매출 관점에서의 마케팅이 아니라 나아가 회원들의 액션을 유도하는 좀 더 넓은 범주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한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한샘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서, 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하루 일정이 매번 달라요! 왜냐하면 루틴한 업무가 거의 없거든요.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주로 다른 팀과 협업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협의체, 담당자, 이슈들이 매번 바뀌니까 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하죠. 프로젝트 안에서 본인이 자유롭게 일의 진도를 정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팀원들과 이슈를 체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프로젝트 단위로 ’협의 → 이슈 체크 → 정리 및 공유’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장님은 어떤 프로젝트를 맡고 계신가요?

저는 크게 두 가지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신규회원을 늘리고 휴면 해제와 탈퇴 방어를 통해 전체적인 활성 회원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교차구매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어요. 그동안은 각 사업본부별로 담당 상품군에 한하여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왔는데요. 이제는 저희가 사업본부 사이의 중간 다리가 되어 마케팅을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예를 들면, 홈리모델링 본부와 홈퍼니싱 본부가 함께 협업해 한샘에서 리모델링을 한 고객이 가구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유도해보는 거죠.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양쪽 본부와 협업해서 새로운 판매 전략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CLM 업무 중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수많은 일들 중에 하나이지만, 이해하기 쉽게 할인 쿠폰을 예로 설명 드릴게요. 일단 온라인 한샘몰에서 발생한 모든 주문 건수를 전부 취합해 주요 객단가를 파악합니다. 만약 주요 객단가가 35만 원이라고 치면, 저희는 ‘40만 원 구매 시 4만 원 할인!’을 만들어 냅니다. 고객입장에선 1만 원만 더 쓰면 5만 원의 혜택을 받으니까 새로운 구매를 고민하게 되죠. 결과적으로 회사 입장에선 더 많은 판매가 일어나고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할인 금액보다 더 큰 매출이 생기거든요. 만약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쿠폰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다른 방향으로 AB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상품에 대한 할인 혜택뿐만 아니라 고객의 액션에 대한 부분까지 책임지는 광범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과지표는 무엇으로 잡으시나요? 

신규회원 수가 첫 번째 지표고 이후에는 재방문/재구매율, 유효회원 수, 첫 구매자분들의 주문전환율 등이 될 것 같습니다. KPI를 잡는 기준도 과거와 많이 변했어요. 과거에는 주로 ‘Top-Down’ 방식으로 수치를 정해주고 이를 달성해야 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Bottom-Up’ 형태로 합당한 KPI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목표를 잡으면 밑에서 타당한 지 검토를 하고 보다 나은 방향이 있다면 그쪽으로 목표를 다시 설정할 수 있는 셈이죠. 티키타카를 통해서 성과지표를 잡을 수 있는 분위기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CLM 직무의 매력 포인트는?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마케터로서도, 개인화/추천 등이 대두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도 이제는 CLM 마케팅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 이제는 사실상 퍼포먼스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생기면서 고객 한 사람을 위한 '개인화 서비스', '시크릿 접근' 등의 전략들이 필요해졌어요. 이런 상황에서 누적 회원 수가 530만 명인 자사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금광'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아요. 브랜드 1위가 지닌 방대한 구매 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샘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며 가장 보람찬 순간이 있다면요?

한샘 고객에게 맞는 마케팅 방향성을 분석하고 이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왔던 최저가 프로모션을 접어두고, 선례가 없는 프로모션에 전체 예산 방향을 바꿔서 올인했던 경험이 있어요. 새로운 혜택과 쿠폰을 발급하는 것은 '설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어렵죠. 하지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방식을 전사에 이식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즐거운 구매 경험을 하고, 매출로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습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한샘몰 전체의 객단가가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했습니다. 비록 코로나 종결과 부동산 시장 저하로 주문 건수가 줄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제휴몰의 최저가에 의존하지 않고 한샘몰의 주문 비중을 방어할 수 있게 된 토대가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보람차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팀원들 모두가 하나 같이 말하는 업무 매력은 바로 이겁니다. "바꿀 수 있어서 좋아요!"  

 

 

직무에 전공이 유관한가요?

저희 팀원분들 전공이 다 다릅니다. 미대, 체대, 교육학과, 인문, 사회과학 등 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있어요. 저도 전공은 정치외교학이고요. 전공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마케팅 분야는 전공이 밀접하게 중요한 직무는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학교에서 배운 행정학이나 심리학이 팀 운영할 때 의외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CLM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자기주장과 스토리가 있는 능동적인 사람이 저희 직무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주관이 명확해야 서로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전략을 짜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역량은 어떤 액션이든 데이터, 숫자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조금, 되게, 많이 이런 표현보다는 숫자로 경향성을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자신의 경험을 의식적으로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노력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 흰색 차가 몇 대 있을 것 같나요?"라는 질문에 본인의 추론을 기승전결로 데이터와 함께 말할 수 있다면 저희 팀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Google Analytics, SQL과 같이 데이터를 볼 수 있는 똑똑한 tool들이 굉장히 많아서 이런 tool들과 친숙해지려고 열심히 스터디 중입니다. 더해서 저만의 방법이라고 한다면, 관련 직무의 타사 분들과 세미나 같은 곳에서 경험 이야기를 자주 나누려고 노력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마케팅 관련 아티클들을 구글링해서 읽고 있어요. 만약 취준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툴은 무조건 공부하고 내 것으로 만들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작년까지 다른 회사에서 오신 분들을 만나면 "마케터인데 왜 이렇게 얌전하냐, 착하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마케터인데 자기주장이 없다는 이야기죠. 전 그게 맞는 줄 알았어요. 협업 부서랑 얘기할 때 굳이 날 세우지 않고 좋게 좋게, ‘내 의견보다는 윗분들 의견이 더 맞을 거야’라는 생각이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좀 달라져 보려고 해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게 틀렸다 한들 저의 의견과 생각을 말씀드리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저 또한 근거를 바탕으로 자기주장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CLM 직무에 지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한샘이라는 회사는 이미 많이 알려진 큰 회사이지만 마케팅이라는 분야만큼은, 특히 CLM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많은 곳이에요. 그렇다 보니 신입 지원자분들을 만난다기보다는 경력의 유무와 장단에 관계없이 함께 헤쳐 나갈 동료를 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원자분들을 기다리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이, 경력, 전공은 상관없어요. 저는 보병인데 제가 상대해야 하는 건 포병이라면 포병을 잘 아는 분이 오면 좋잖아요?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신선한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동료분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